교회학교가 죽어간다
“교회학교가 죽어간다.”고 아우성이다. 실제로 교회학교가 쇠퇴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현상적으로 모이는 수에서 현격한 감소세가 지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의 경우 이미 1970년대부터 기독교교육학자 존 웨스터호프 III는 미국의 주일학교는 죽었다고 사망 선언을 한 바가 있다. 1970년대부터 미국의 주일학교가 급격한 감소세를 보였기 때문이다. 이 감소세는 지금까지도 꺾일 줄 모르고 있어서 대체로 1970년대 이후 미국의 주일학교는 거의 1/3 선으로 쇠퇴했다. 주일학교의 원조라 할 수 있는 영국교회는 이제 주일학교는 거의 자취를 감추었고, 극히 일부 교회에서만 그 흔적을 찾아볼 수 있는 정도가 되었다.
어떻게 보면 그나마 우리나라 교회는 교회학교 감소가 늦게 찾아와 다행이라 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그 감소 추세가 더 가파르다는 점에서 문제의 심각성을 찾을 수 있다. 이대로 가다가는 대부분의 교회에서 교회학교를 찾아보기 어려운 상황이 오지 말라는 법이 없다.
그러면 교회학교가 왜 줄고 있을까? 여러 가지 원인 분석이 가능할 것이다. 크게 두 가지 측면에서 생각해 볼 수 있다.
1. 외적 원인
여기에도 몇 가지를 생각해 볼 수 있다.
우선 교육 기능적 측면이다. 과거 교회학교는 교육 기능적면에서 주목을 받은 적이 있었다. 일반 교육이 열악할 때 교회의 다양한 프로그램이 어린이나 청소년들에게 관심의 대상일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상황이 완전히 달라졌다. 세상의 일반 교육은 빛의 속도로 변하고 있는데, 교회의 교육은 거의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는 것이다. 이제 교회의 프로그램은 낡고 진부한 것들로 사람들에게 외면당할 상황이 된 것이다.
다음으로 경쟁적 측면이다. 과거 교회학교는 거의 독점적인 지위를 누린 적이 있었다. 학생들이 교회 이외에서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체험할 수 없었던 때가 있었다. 이제는 교회와 경쟁하는 수많은 프로그램들이 생겨났다. 학교의 다양한 프로그램, 일반 사회의 각종 게임, PC 방, 주말 이벤트 등과 불교 학교, 천주교 성당 프로그램 등 타 종교의 다양한 도전이 심각한 수준에 이르고 있다.
그리고 교육환경의 치열함의 측면이다. 입시가 거의 전쟁을 방불할 정도로 그 치열함이 더해 간다. 초등학교에 입학하는 순간 이미 입시 전쟁에 돌입하는 사회 상황이 조성된 것이다. 그래서 신앙교육보다도 입시위주의 교육에 학부모와 당사자들도 몰두하게 된다. 이것이 신앙교육과 교회교육을 부차적인 것으로 몰아가고 있다. 이런 잘못된 가치관이 더욱 팽배해져만 가고 있다.
또 하나 출산률의 저하이다. 급격한 출산률 저하로 어린이와 청소년들의 수가 감소하고 있다. 그리고 과거 집에 아이들이 많았을 때 가정교육과 과외를 비롯한 사교육은 엄두를 내지 못해서 아이들이 방치됐던 때가 있었다. 이 때 교회교육이 그 빈자리를 메꾸는 역할을 할 수가 있었다. 그러나 지금은 한 집에 아이 하나인 시대를 맞아서 아이들은 과잉보호를 받게 되었고, 그 여파로 교회교육 참여의 여유가 사라지게 된 것이다.
2. 내적 원인
원인에도 몇 가지를 생각해 볼 수 있다.
우선 교회교육의 전문성 결핍이다. 일반 교육은 갈수록 전문성을 더해간다. 그러나 교회교육은 여전히 아마추어리즘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비전문가들에 의해 주도되다 보니 여러 가지 어려움이 있다.
교육구조의 문제이다. 교회교육이 학교식 틀 안에서 이루어지고 있다는 구조적 문제를 안고 있다. 교회교육이 교사와 학습자가 교실 안에서 주어진 시간 동안 수업 형태로 이루어진다는 교육구조의 문제이다. 신앙교육은 그야말로 전인적인 교육이어야 하고 삶의 교육이어야 한다. 보다 다양한 교육 방법이 실행될 수 있는 역동적인 틀이 모색되어야 할 필요가 있다.
그리고 교육 환경의 열악함이다. 대부분의 교회에는 교회교육을 위한 특별한 전용 시설이 준비되어있지 않다. 예배드리는 그 자리에서 돌아서서 진행하는 식이다. 멀티미디어와 다양한 교육 시설이 미흡함은 물론이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투자가 필요하다. 그러나 그 투자는 늘 우선순위에서 뒤로 밀려있다.
또 한 가지 권위의 문제이다. 교회교육을 주도하는 지도자들이 교회 목회의 중심에 서 있는 담임목사나 당회가 아니다. 그래서 지도력이 늘 부차적인 자리에 있다. 인사권, 예산 집행권, 교육 방향 설정권 등이 늘 교육지도자들 밖에 주어진다. 그러니 지도력의 권위를 갖지 못한다.
이런 여러 문제로 교회학교는 지금 심각한 위기 상황을 맞고 있다. 그래서 교회학교가 죽어가고 있다는 말이 엄살도 지나친 말도 아니다. 어쩌면 그 말 그대로 죽어버릴지 모르는 위기가 다가오고 있는 것이다.
이 심각함을 우리 모두가 절박하게 느끼고 안타까움으로 대처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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