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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 1. 14. 기독신문 ㅣ주일학교를 살리고 세우자

고상범 2024. 10. 18. 16:31

[오피니언] 주일학교를 살리고 세우자고상범 목사(주일학교사역자의모임(주사모) 대표)

주일학교 교육에서 교육시스템은 매우 중요하다. 시스템(system)이란 어떤 목적을 위하여 체계적으로 이룬 조직이나 제도를 말한다. 쉽게 표현하자면 시설과 환경과 같은 것이 시스템에 들어간다.

인간은 눈에 보이는 것에 집중하는 현상이 있다. 그러다 보니 시스템에 모든 초점을 맞출 때가 있다. 하지만 정작 중요한 것은 시스템이 아니라 존재의 목적이다. 지난해 4월 우리에게 큰 아픔을 준 세월호 침몰은 시스템의 부재가 아니다. 큰 여객선에 좋은 시스템을 갖추고 있었지만, 이를 가동시킬 준비도 되어 있지 않고, 시스템이 존재하는 목적도 잃어버렸기 때문이다. 한국 교회도 침몰하는 여객선과 다르지 않다고 본다.

최근 월스트리트저널이 유럽의 텅빈 교회의 실태를 보도했다. 한국 언론들도 이 보도를 인용하며 한국 교회의 미래를 우려했다. 한국 교회가 앞으로 30~50년 후 유럽의 교회처럼 텅빈 교회가 되지 않으려면 지금부터라도 주일학교 시스템을 점검함과 동시에 제대로 가동할 수 있도록 준비를 시켜야 한다.

그렇다면 주일학교 교육시스템을 누가 가동시킬 수 있을까? 교사나 교육부장, 교육전도사가 할 수도 있지만 근본적인 키는 담임목사가 들고 있다. 따라서 담임목사는 지금부터라도 주일학교 교육시스템이 제대로 돌아갈 수 있도록 점검해야 한다.

담임목사가 확인해야할 교육시스템 중 가장 핵심이 되는 것은 교사다. 20세기 초 주일학교 교육의 훌륭한 지도자였던 메리온 루우렌시는 “오늘날 우리 교회에서 가장 긴급하고 중요한 것은 일생을 바쳐 헌신할, 훈련된 주일학교 교사를 확보하는 것”이라고 했다.

우리는 교사 한 사람의 역할이 얼마나 중요한지 잘 알고 있다. 제대로 훈련된 교사 한 사람이 수많은 어린 영혼들을 주님께 인도하는 역사를 많이 봐왔다. 반면 주일학교 교사는 하고 싶으면 언제든지 할 수 있다는 인식과 하고 싶지 않으면 언제든지 그만둘 수 있다는 생각도 공존한다. 교사가 부족하다고 자격미달의 교사를 마구잡이로 세워서는 안 된다.

따라서 교사를 세우기에 앞서 한 가지 제안하고자 한다. 주일학교 보조교사 제도를 없애는 것이다. 아예 처음부터 인턴교사를 세워야 한다. 최근에는 일반 회사에서도 신입사원을 선발하기 전에 여러 부서에서 실습을 거치도록 하는 인턴사원 제도를 도입하고 있다. 인턴교사는 단순히 보조자로서의 역할뿐 아니라 충분한 실습과 연구를 통해 담임교사가 되어야 한다.

최근 주일학교 현장을 다녀보면, 영적으로 병들고 죽은 교사들이 많다는 지적을 많이 받는다. 그리고 이들은 주일학교 침체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반을 맡은 교사는 목양교사이다. 주님께서 맡기신 양을 잘 먹이는 사명이 있다.

가정에서 가장인 아버지가 살아야 가정이 사는 것처럼, 교사가 살아야 주일학교가 살고, 주일학교가 살아야 교회가 산다. 그리고 교사가 사는 방법은 영성을 회복해야 하는 것이다. 하나님의 거룩한 성품을 닮아가는 것이다. 이것은 현재완료가 아니라 현재 진행이다.

내가 거룩해지려면 말씀과 기도생활에 힘써야 한다(딤전 4:5). 말씀과 기도는 아이들을 영적으로 무장시키고 훈련시키는 키워드이기도 하다. 교사의 영성은 내가 하나님의 거룩한 성품을 닮아가는 과정이 그대로 우리 어린이들에게 전해져야 하는 것이다.

주일학교 중심에는 지금도 눈물로 씨앗을 뿌리고 있는 수많은 헌신된 주일학교 교사들이 있다. 저들의 수고가 한국 교회 미래를 밝게 할 것이다. 이제 한국 교회는 주일학교를 살리고 세우는 일에 전심전력해야 한다